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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오가 만난 세상

A형간염으로 고생한 박명수를 만나 보니

"X 묻은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어서 제가 A형간염에 걸렸다고 하더라구요."





3월 3일 국회에서는 신상진 국회의원과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A형간염 대유행 위험에 대비하여'라는 주제로 공청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인기 개그맨(무한도전 출연) 박명수가 A형간염 홍보대사로 위촉된 후, 
소감 직전에 던진 농담이었습니다.


그의 한 마디로 인해 좌중들은 웃음바다에 빠졌지만, 결코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A형간염은 사람의 대변에서 입으로 전염이 되기 때문이죠.


■ 최근 5년간 대한민국 A형간염환자 증가 추세

▷ 2001년 105명
▷ 2005년 약 800명

▷ 2007년 약 2300명
▷ 2008년 약 7900명
▷ 2009년 약 15000명

※ 최근 8년 사이 143배 증가


A형간염 환자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급성간염은 급성신부전증, 췌장염, 신경손상 등 다른 장기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 A형 간염의 주된 증상 중 하나가 발열인데, 종종 신종플루로 오인 받기도 한다더군요




이 공청회에서 권소영 건국의대 내과 교수는 '급성 A형간염의 최근 동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A형간염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인 HAV에 대해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 HAV는 저온이나 열, 살균에도 잘 견디고, 산과 알코올에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위액에서도 살아남아 간세포에서 증식한 뒤 장을 통해 대변과 함께 배출된다. (독한 녀석이네요;;;)

▶ 감염자의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기간은
감염 후 발병되기 7~11일 전부터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검출되기 시작해서 4주 정도다.


따라서 인구 밀집환경에 있거나 위생관리에 소홀한 경우, 감염자와의 접촉을 가진 경우, 
그리고 오염된 음식이나 날 것으로 취식하는 경우에 있어서

급성 A형간염에 걸릴 확률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 예방접종이 이뤄진 20대 미만이나 항체를 가진 40대 이상에 비해 20~30대의 환자수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리고 권소영 교수는 최근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는 A형간염의 몇 가지 특징을 제시했습니다.

■ 최근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A형간염의 특징 (4주간 잠복기 거친 후 발병)

▷ 20~3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 급성 간염 바이러스가 가장 주된 원인이다
▷ 서울-경인지역이 지방보다 발병 빈도가 높다
▷ 과거에 비해 발병연령증가 (영유아, 어린이에서 20~30대로)
▷ A형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이 변화했다


2007년 6월~2009년 5월 간 전국 21개 종합병원에서 4215명의 A형 간염 환자를 임상실험한 결과
▶ 40~50%의 환자가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았고, 
▶ 병원을 찾은 환자 중 80%가 입원을 했으며,
▶ 입원한 환자가 입원기간은 평균 9일쯤 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정부 차원에서도 A형간염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 A형간염을 제1군전염병으로 변경,관리되는 내용 관련 법안 전명 개정 (올해 12월 30일부터 시행)
- 집단급식소 이외의 음식점의 식품위생 개선 방안 도입과 안전 식수를 위한 개선
- A형간염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A형간염 백신의 원활한 수급 유도
- 영유아 대상 정기예방접종정책 도입 추진



▲ 소아의 경우, A형간염이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가는데 비해, 성인의 경우에는 보다 증상이 심해진다고 합니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A형간염을 예방하는 주된 방법이지만
비교적 의료체계가 잘 잡혀 있는 서울-경인지역에서
가장 건강할 20~30대의 A형간염 발병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 마디로 청장년층은 A형간염 면역의 사각지대에 놓인 세대입니다.


결국 모든 병은 예방이 중요합니다.

특히 A형
간염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지만
한 번 항체가 생기면 영구적으로 유지가 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의 효과가 높다고 합니다.


이영석 카톨릭의대 내과 교수는 A형간염은 예방 가능한 질병임을 강조하면서
1회 백신 접종으로 90%에서 면역이 되고,
6개월~1년 후 2차 백신 접종을 통해서 98%에서 예방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교수는 급증 추세인 A형간염을 영유아 정기예방접종 종목에 추가하고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준비되고 있지만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은 약 1년 후 효력이 발생되는데다 (2010년 12월 30일 발효)
현재 별다른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국가 차원의 예방접종을 기대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습니다.

(미국은 2006년부터 A형간염에 대해 국가차원의 예방접종을 실시 중)





끝으로 A형간염 홍보대사로 위촉된 개그맨 박명수의 소감을 들으며 마칠까 합니다.

"제가 먼저 (A형간염에) 걸리고 와이프가 이어서 걸리고.
부부가 번갈아 A형간염에 걸렸으니 그 유명세로 이 자리에 선 것 같은데요?
어쨌든 A형간염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국민들에게 알려서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병을 예방하려면 우선 그 병에 대해 아는 것이 급선무겠죠?
A형간염 홍보대사가 된 박명수씨를 통해 이 병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