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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실록(제도개선등)/김형오의 말말말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
- 어느 진보주의자의 양심적 발언을 보며
 

‘희망버스’를 비판한 한 진보주의자의 양심적 발언이 눈길을 끈다. 일면식도 없고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의 소신발언에는 진실성이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를 제대로 짚고 있다. 시대의 현실도 정확히 꿰뚫고 있다. 이름만 ‘희망버스’이지 희망 없고 절망 가득한 버스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분명 진보를 사칭하는 사람들은 이런 쓴소리 하는 분을 변절자로 낙인찍어 각종 악성댓글로 도배하고 인신공격, 심지어 저주까지 할 건 뻔하다. ‘주홍 글씨’로 낙인찍어 더 이상의 비판과 소신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잠재울 것이다. 지금 내 블로그에도 그러하듯이. 그러나 이런 식으로 진실을 호도할 수는 없다. 그들의 진보가 아닌 진부한 생각이 뜯어 고쳐지지 않는 한 그들의 불행은 계속 될 것이다. 건전한 쓴소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집단에게 미래는 없다. 사회비판에 앞서 자기비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이념대결, 세(勢)대결로 확대됐다. 노동현장은 일터가 아닌 투쟁과 공방의 공간으로 변질됐다. 어렵사리 이뤄낸 노사합의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정치권까지 과도하고 불필요하게 끼어들어 소영웅주의적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 선동과 동원은 난무하고 갈등과 대립은 깊어가고 있다. 그러나 공허한 정치적 구호를 반복하고 변죽만 울리는 진보세력은 국민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왜 국민이 환영하지 않고 호응하지 않는지 스스로 반성해야 봐야한다.

사회 곳곳에 대안 없는 비난과 무책임한 자학만이 난무할 뿐, 건전한 비판과 양심적 고백은 고개를 내밀 수 없다. 건강한 비판조차 수용하지 못할 때 진보(進步)는 진보(盡步)가 될 뿐이다. 보수도 마찬가지이다. 건강한 비판은 사회를 이끄는 힘이다.

한진중공업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10명의 의인이나 영웅도 필요 없다. 단 한 사람이 진정한 용기를 보일 때 이 사태는 원만하고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을 갈망해왔고 이제 보았다. 절망스러운 희망버스에서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낡고 빛바랜 이념, 사상에서 과감히 탈피한 진정한 용기에 갈채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