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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헤드라인

[추도사] 金信 장군님 가시는 하늘 길에

가까이 모시던 큰 어른들을 5월에 연이어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이 슬프고 허전한 마음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요. 김구 선생의 가족이라는 무게와 책임감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으셨던 김신 장군님은 질곡의 현대사와 함께하며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의 안위를 우선으로 생각하셨습니다 . 마음의 짐 이제 훌훌 털어내시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나시길 기도할 뿐입니다.



金信 장군님 가시는 하늘 길에


오늘 우리는 광복과 호국의 표상으로서

한평생 나라 사랑, 겨레 사랑의 길을 걸어오신

모두가 존경해 마지않았던

저희 협회 명예회장이신 김신 장군님을 추모하고 배웅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5월 초에 찾아뵈었을 때만 해도

조금 쇠약해지긴 하셨지만

또렷한 기억력과 인후하신 모습 여전하셨는데

이렇게 갑자기 먼 길 떠나시니

안타깝고 슬픈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5월의 하늘은 오늘 따라 왜 이리도 맑고 푸른지요.

‘영원한 공군’, ‘전설의 조종사’로 태극 마크를 달고

조국의 창공을 지키셨던 장군님의 모습이

하늘가에 어른거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장군님은 사사로운 것을 멀리하고,

개인의 영달을 돌보기보다

늘 국가의 안녕과 명운을 걱정하셨습니다.

몸소 실천하신 선공후사의 정신과 멸사봉공의 삶은

저희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무엇이 진정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길인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는

그대로가 우리 현대사의 산 교훈이며,

남기신 글 한 구절 한 구절은저희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금과옥조입니다.

불의의 평탄한 길이 아니라,정의의 가시밭길을 걷고자 하셨습니다.

그것이 조국과 민족을 위한 일이라면

낙숫물로 댓돌을 때려 뚫으려는

필사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한 불굴의 기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정신적 유산이기도 합니다.

백범께선 백척간두에 선 조국의 독립에 목숨을 거느라

가정과 자녀를 돌보실 겨를이 없었지만

존재 자체가 크고 깊은 가르침이셨습니다.

장군님은 그런 부친의 얼과 혼을 올곧게 이어 받으셨습니다.

회장으로 기념사업협회를 이끄시며

백범의 생애와 사상을 기리고 널리 알리셨습니다.

우리나라 호국 보훈과 현양(顯揚) 사업의 수준을

크게 높이고 끌어올리셨습니다.

“백범의 자손으로 산다는 것이 자부심의 원천이었지만

늘 어깨 위에 무겁게 드리워진 버거운 숙명이기도 했다”던

말씀이 새삼 폐부를 찌릅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옷깃을 여미고 영전에 아룁니다.

언제나 그리시던 북녘 고향 안악(安岳)의 하늘,

항일 독립의 열망을 펼치시던 중국의 하늘,

호국의 일념을 불태우시던 미국의 하늘,

그 모든 세상의 하늘을 이제 자유로이 날아다니소서.

곽낙원 여사를 말씀하실 때마다 흘리시던 눈물을 이만 거두시고,

조모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품에 몇 번 안겨보지도 못하고 젖먹이 때 사별해야 했던

최준례 여사와도 생전에 못다 나눈 모자의 도타운 정을 쌓으소서.

불과 수년밖에 함께 하지 못한 백범 어르신과도

반갑게 만나 마음껏 정 나누며 복락을 함께 누리소서.

삼가 향을 사르고 절하며 맹세하노니

장군님의 큰 뜻이 저희 모두의 가슴 속 깊숙이 스며들어

면면히 살아 숨 쉬리라 믿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숙명처럼 여기며 헤쳐 나오신 삶에

다시금 경의를 표합니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하시며 걱정하시던 무거운 짐 이제 다 내려놓으소서.

조국의 평화를 굽어 살피시며하나님 품에 안겨 편히 쉬시고 잠드소서. ♠



2016년 5월 21일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 김형오삼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