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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헤드라인

[2019-10-21] 축사 : 검찰 개혁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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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21) "검찰개혁을 위한 토론회(바른사회운동연합∙한반도선진화재단 공동 주최)"가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습니다. 토론회에 앞서 제가 한 축사 전문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바른사회운동연합이 마련한 오늘 토론회의 주제는 검찰 개혁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검찰 개혁을 중요한 국정 현안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집권 2년이 넘도록 소극적으로 임해오다가 갑자기 검찰 개혁을 국정 제1과제요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럼 왜 그동안은 안했는지, 아니면 못한 건지, 검찰 개혁이란 이름으로 다른 저의는 없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핵심으로 내세운 공수처법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름도 내용도 어렵지만, 과연 꼭 필요하고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는 검찰입니다.

지난 2년여간 검찰은 권력의 충견 역할을 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정부가 힘차게 내건 적폐 청산이 잘못된 제도나 관행, 의식의 개혁이 아니라 이전 정권 세력 쫓아내기로 일관할 때 검찰이 거기에 앞장섰습니다.

무소불위의 피의자 조사, 수많은 인권 유린, 피의 사실 유포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런 검찰이 최근 정치적 중립의 위치에서 독립적 수사를 하려 하니 이제는 검찰 개혁이란 이름으로 검찰을 위축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개혁이란 미명 아래 정치 검찰 만들기를 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진정 검찰 개혁을 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그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인사의 독립입니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핵심은 대통령의 임명권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이는 헌법의 범위 안에서 가능하도록 관계 법령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검찰,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첫 길입니다.

공수처가 급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치 권력의 예속간섭에서 벗어나는 길이 검찰 개혁의 핵심입니다.

 

두 번째는 인권 보호입니다.

죄형법정주의의 확립으로 전국민을 피의자 취급하거나 수사 편의주의의 입장에서 국민의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세 번째로는 민중주의나 인기영합주의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현실상, 힘 있는 세력 단체나 또는 목소리 큰 사람들이 국민의 이름으로 검찰을 겁박하는 모습을 앞으로는 더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직접민주주의의 나쁜 경향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가 경계해야 하는 포퓰리즘, 즉 우리사회에 만연해가는 대중주의, 인기영합주의이며 바로 중우 정치입니다.

전체주의, 인민독재는 이런 곳에서 싹이 돋습니다.

이런 세력들로부터 흔들리지 않도록 검찰은 자기 정화 노력을 꾸준히 해야하며 이와 더불어 정의로운, 신념 지키는 검찰관의 수사조사에 대한 보호 장치도 아울러 갖춰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개혁이 되려면 검찰 개혁만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의심받고, 또 나아가 기득권 세력들이 자기 보호막으로 삼기 위해 하는 개혁은 정당하지도 않을 뿐더러 결코 이루어져서도 안 됩니다.

무소불위인 대통령의 권한은 그대로 둔 채 다른 어떤 권력 기관의 개편을 시도한다 해도 결국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강화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올 뿐입니다.

 

오늘의 이 심포지엄이 바람직한 검찰 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