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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헤드라인

민주당과 대통령은 어디로 가고 있나



【1:서】
요즘 민주당 정권 하는 짓이 예사롭지가 않다. 누구 말처럼 이처럼 “단순 무식하게” 권력을 운용한 정권을 본 적이 없다. 그마저도 이렇게 하는 것이 잘하는 정치인양 착각과 마취 상태에 빠져 있는 듯하다. 무슨 군대도 아닌데 돌격대처럼
움직인다. 국회의원 180명이 한목소리로 일사불란하다.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이렇게 개성도 소신도 없이 거수기 역할을 하며 국회를 통법부로 만든 경우는 유신독재 이후 처음 봤다. 이럴 거라면 이렇게 많은 의원 수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국민이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준 것은 코로나라는 비상상황에서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하란 뜻이지, 일렬종대로 서서 마구잡이 악법을 만들라고 한 것이 아니다. 4.15 총선 후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면서 만든 법률과 정책 중에서 그렇지 않은 것이 몇 개나 있는가. 다수당이 국민의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조절하는 역할 대신에 위만 바라보며 시키는대로만 한다면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정을 책임진 거대 정당이라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목소리가 나와야 하고 이를 조정 통합하기 위하여 토론과 숙의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건만, 이런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당의 입맛에 맞는 편한 곳이 아닌 국민이 갈망하는 다양한 현장을 찾아 절절한 호소를 듣고, 각계 전문가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있는가. 겉이 아닌 속으론 쉽게 ‘예’라고 말이 나오지 않을 거다. 외부로 비친 당은 청와대 높은 사람 심기나 살피며 충성경쟁을 하는 모습이 아닐까.

대신에 여론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각종 친정부 단체(몇 년 전까지 어용단체라 불렸다)와 그 핵심들과만 교류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 출연기관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정부의 직·간접 지원이나 영향을 받는 거의 모든 조직 단체는 친문·친청와대 아니면 아예 발을 디딜 수가 없다고 하지 않나. 문화 예술계에 이어 종교 학술단체도 서서히 기울고 있다고 한다. 민노총 전교조를 비롯한 과격노조가 정권과 정치경제 공동체를 형성하여 이권과 이익을 공유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집권세력과 그 친위부대가 세상을 보는 잣대는 딱 한가지, “내 편이냐 아니냐”일 뿐이다. 끊임없는 편가르기로 우리편은 ‘결사 옹위’하고 상대편은 증오하고 제거함으로써 승부욕을 자극하고 희열을 느낀다. 정권의 작용에 의한 ‘진영 대결’이 이처럼 치열하고 적대적인 경우가 6.25전쟁 이후 최악이 아니겠는가. 권력 장악용으로 이용된 이 엄청난 국론 분열의 폐악을 해소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할까. 이것만 하더라도 이 정권은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고 있다.


【2:본】
국민 일반이 듣기 좋아하는 진보·정의·공정·평등이란 용어들을 식상할 정도로 많이 써먹어 정권 보위에는 성공했지만 뜻을 오염시켜 효용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도 그 잣대는 내편과 네편에 따로따로 적용한다. 그러다 보니 말과 행동이 수시로 바뀔 수밖에 없다. 뻔뻔하고 위선적이고 가식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1세기를 움직이는 다양성과 창의력은 이들에겐 하등 중요치 않다. 나라의 미래나 이 공동체를 어떻게 살찌울까 하는 것은 이들의 사전에 없다. 딱 한 가지만이 중요하다. 지금 누리고 있는 권력을 절대로 뺏기지 않겠다는 것, 그것 뿐이다. 권력을 유지하고 또 장악하는 방법 역시 ‘단순 무식’하다. 인물 등용의 기준이었던 전문성 도덕성 인성은 하등 중요치 않다. 포장용일 뿐이다. 내편이 아니면 무조건 쳐낸다, 내편이라 하더라도 충성심이 떨어지면 마찬가지다. ‘문빠’같은 홍위병들을 적절히 동원해서 겁을 주고 입에 자물쇠를 채운다. 국민에겐 환심 살만한 일을 계속한다. 선거 때는 노골적인 현금 살포성 정책을 퍼붓는다. 국가부채가 늘어나도 적자재정이 계속되고 인플레가 발생하고 기업이 못 살겠다 아우성을 쳐도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교양·상식·이성·합리는 죽은 단어가 되어야 한다. 마오쩌둥의 홍위병이나 6.25전쟁 때의 완장부대 같은 얼치기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겁박하면서 양심과 양식을 돈과 선동으로 마비시키려 한다. 나라가 병들고 시들어 간다. 권력장악과 유지를 위해선 마치 그리해야 되는 것처럼 이들만 신나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국회의석의 60%가 넘는 180석(열린민주당까지 하면 183석)은 국민이 만들어주었다며 입법독재를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은 민주당에 49.9%의 지지를 보냈을 뿐, 180석은 선거법의 결과일 따름이다. 지난 국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듣보잡’ 악법이다. 연동형이란 각 정당이 받은 득표율대로 (국회의원) 의석수를 연동시켜 배분하는 방식이다. 만약 제대로 된 연동형 시스템을 적용해 득표율대로 의석 배분을 한다면 여당과 야당은 불과 20여석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승자 독식주의의 현행 선거법에 의하여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총 50%가 안 되는 득표로 의석의 65%를 차지한 것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41%를 득표하고 의석은 겨우 33%로 크게 줄어, 득표율 8.5% 차이가 의석은 근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여당이 차지한 180석은 법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키라는 뜻이지, 야당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말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민주당이 정녕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국회의 준엄성을 안다면 이래서는 안 된다. 모든 의사와 법의안에 야당인 국민의힘이 41%의 민의를 대변할 권리와 권한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야당을 완전 배제한 전횡은 독재국가에서나 있는 일이다. 분명 말하지만 이런식의 의사와 입법 독재는 민주당을 위해서도 결코 이롭지 않을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역사는 가르쳐주고 있지 않은가. 국민을 만만히 보면 안 된다. 어느 순간 노도와 같이 일어나 민주주의 회복의 열정을 쏟을 것이기 때문이다.

* 지역구 득표율은 여야가 49.9% : 41.5% 이며 이것이 민심이다. 현행 선거법에 의한 의석수는 163(+비례17) : 84(+비례19)이다. 만약 연동형제의 취지를 살려 지역구 득표율대로 의석을 나눈다면 126 : 105로 지금과 크게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비례대표수는 변함이 없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3:결】
지금 민주당을 누가 움직이고 있는가. 청와대인가 소속 의원인가 지도부인가 아니면 이른바 ‘문빠’로 통칭되는 강경그룹과 그 추종 의원들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차기 대권 후보들인가. ‘어디’인 줄 뻔히 알면서도 쉽게 ‘거기’라고 대답 못하는 묘한 상황이다. 과거 민주당에서 역할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도 민주당의 현재와 나라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편협하고 전문성도 떨어지고 국가관도 확고하지 못하다고 비판한다. 일반적인 세평과 차이가 없다. 이분들이 새삼 무슨 자리를 탐해서 그러겠는가. 민주주의와 공정하고 평등한 나라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로서 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데 대한 자괴감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 원칙과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 때부터 급격히 잘못된 길을 걸어왔는데 고치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행보를 계속한다.

지금 우리는 두 가지 큰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이며 1년 후의 대통령 선거다. 정치권 전체의 문제인데 여권이 더욱 초조함을 감추지 않는다. 재난지원금, 가덕도 공항 문제 등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 환심정책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려 한다. 지난 총선에서 재미 봤다고 또 써먹으려 한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선거에도 작용하므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결정적이지는 못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설령 이번 선거에 이기더라도 이긴 것이 아님을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다. 대통령답고 집권당다운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레임덕이 급격히 진행될 것이다. 대통령보다 오래 정치를 했고 선거도 많이 치러본 사람이기에 그 이유를 짧게 말하라면 첫째, 정당하지 못했고 둘째, 1년 후에 물러날 사람이기에 그렇다.

다른 나라를 갈 것도 없이 우리의 경우, 장기집권 시도는 공화당 이후 40여 년 동안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나는 권력의 냉혹함과 허망함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온 사람이다. 장기집권이란 무리수를 시도할수록 그것은 더욱 멀리 달아난다. 정권 재창출이든 권력승계든 새 사람이 새 말을 타고 와서 새 진용을 꾸리지 헌 말을 타지 않는다. 하물며 반대파가 이겼을 때는 말할 것도 없다. 대통령과 권력자가 뒤탈이 걱정되면 선거에 초연하고 아름다운 갈무리에 주력해야 한다. 마음을 비워야 오히려 채울 수 있다. 지금처럼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일은 점점 꼬이고 결국에는 낭패를 볼 것이다.

역대 대통령 중 단 한사람도 웃으며 청와대를 나온 사람이 없다. 한국사의 비극이다. 경우는 각기 다르지만 일관된 공통점이 있다. 청와대 안의 유능한 참모라면 벌써 알아차려야 할 일이다.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이라는 집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충정을 발휘하기 바란다. 그것이 나라도 당도 대통령도 살리는 길이다.

삼일절 아침, 한국사의 비극은 문재인에서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드리는 진심어린 고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