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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대참패로 끝난 그날부터였다. 낙선한 후보들의 얼굴이, 그 눈빛이, 유권자를 향한 그 절절한 몸짓이 선연히 다가오면서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꼬박 일주일을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다. 이대로면 그냥 몸뚱이가 사그라들 것 같다는 지경까지 왔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니 이런 정권, 이런 여당을 상대로 한 선거인데도 표를 받지 못한다면 대체 어디 가서 표를 얻겠단 말인가! 나는 용기를 내서 일어났다. 차분히 이번 사태를 정리해둘 필요성을 느꼈다. 승리 보고서는 많아도 ‘실패 보고서’는 드물지 않은가. 다시는 이런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패잔병처럼 식어가고 있는데 의욕과 의지가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장본인의 얘기니 변명거리 면책용으로 치부해버릴 텐데, 해서 뭐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내는 데 또 시간이 필요했다. 몸을 추스르는 한편 잡념과 상념을 쫓으려 명상과 반추의 시간을 가졌다.

 

_ 본문 중에서

 

 


 


 

책 갈피갈피에 전문서적이나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는 정치의 속살을 어느 정도 드러냈다. 그러나 정치와 정치인이 워낙 비난받는 세상이라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바른 정치에 대한 염원이 제대로 전달될지 자신 없다. 오랜 망설임 끝에 나 하나 불쏘시개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에서 출판을 결심했다. 인간인지라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실수도 있고 잘못도 있다. 여러 가지로 불비했고 부족했다. 이 책은 패배한 선거의 공천 책임자로서 사심을 버리고 써내려간 고백기이자 참회록이다. 또한 불출마의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 아까운 낙천·낙선자들, 그리고 정치인과 정치 신인들에게 드리는 나의 반성문이자 정치 발전에 대한 소망기이다.

 

_ 머리말 중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실패 원인으로 분석한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국민의 지지가 눈물겹도록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또한 공천 과정에서도 희망의 샘물을 보았다. 살신성인의 결단을 보여준 중진의원들의 중후한 품격, 소장파 의원들의 강단 있는 기개, 공천 결과에 승복하고 후보자를 도와준 대승적 자세의 의원들, 컷오프를 자청한 유력 정치인의 감동적인 은퇴 선언, 당선 보장 지역구를 마다하고 험지에서 산화한 당 대표급 인물, 자신보다 당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택한 수도권 중진 출마자들, 통합의 기치를 들고 당당히 도전한 중도 성향의 후보자들, 한 유망한 청년 후보의 호남 도전기…….

 

_ 본문 중에서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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