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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3 인터넷한국일보 특별기고] ‘명량’의 울음소리를 들어라-침몰하는 리더십, 역사에서 답을 찾자 김한민 감독 영화 ‘명량(鳴梁)’을 보았다. 울돌목으로 바다의 울음소리, 칼의 울음소리를 들으러 갔다가 마음 안으로 실컷 울고 왔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이순신 장군의 고뇌에 찬 모습이 내 가슴을 서늘하게 베며 지나간다. 흥행 속도가 무섭다. 날마다 한국 영화 관객 동원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가히 ‘명량 신드롬’이다. 주요 언론도 연일 ‘명량’ 관련 기사와 칼럼을 쏟아내고 있다. 왜 우리는 이 영화에 이토록 열광하는가. 임진왜란 당시처럼 지금이 난세여서인가. 리더십은 실종되고, 세상을 구원할 영웅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인가. 누가 있어 우리를 지켜주고, 침몰해가는 이 나라를 끌어올릴 것인가. 진정한 리더십, 영웅의 출현을 목말라 하는 국민의 갈망이 불멸의 이순신을 찾아 영화관으로 모여들고 있다... 더보기
[2014-08-05 한겨레신문 특별기고] 소 잔등의 '등에'같은 사람을 보내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형기 시인의 ‘낙화’에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보궐선거 다음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며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였다. ‘저녁이 있는 삶’으로 돌아갔다. 신선한 충격이고 감동이지만 왠지 허전하다. 14대 국회 때다. 총선 이듬해(1993년) 치러진 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온 그는 신언서판을 갖춘 에이스였다. 어느 날 같은 당 초선 의원인 나를 찾아와 자문한 적도 있었다. 나는 동갑이지만 국회 ‘1년 선배’였다. 그는 언제나 진지했고 가식이 없었다. 장관과 지사를 지냈고, 언론인이 보는 대통령감으로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지금도 안타까운 건 2007년 한나라당 탈당이다. 그때는 타이밍이 안 좋.. 더보기
[2014-07-26 중앙일보] 특별기고 -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갑시다" 오늘자 중앙일보에 특별기고로 실린 글의 원문입니다. 편집 과정에서 원고지 1장 정도가 줄었습니다. 중앙일보에 실린 칼럼을 보시려면 글 말미의 바로가기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갑시다” -세월호 유족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10년 같은 100일이었습니다. 자책과 애도의 날들을 보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구해주지 못해, 아무 것도 해준 게 없어 안타깝고 미안했습니다. 온 국민이 이렇게 함께 운 적이 언제였던가요. 그런들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은 여러분의 단장(斷腸)을 헤아릴 수나 있을까요. 소설가 박완서는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충격과 고통을 ‘구원의 가망이 없는 극형’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또 다른 기대를 품었습니다. 모두가 자기 일 처럼 아파하고 슬퍼한 이 사건은 .. 더보기
[2014-07-01 조선일보 시론] 차라리 國會를 세종시로 옮겨라 세종시는 ‘행정 중심도시’가 아닌 ‘행정 변두리시’라며 언론에서 세종시의 문제점을 심층 보도했다. 논의 단계부터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엄청난 자원‧인력‧시간 낭비가 속속 발생하고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 국정의 책임 반열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앞선다. 국토 균형 개발론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했지만 사실은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한 선거용이었다. 이걸 내세운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어정쩡한 입장이었던 이회창 후보는 연고지인 충청도에서도 밀려 낙선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충청 의원들은 그 다음 총선에서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를 대문짝만하게 내걸었다. 타 지역 의원들은 또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대권 경쟁을 앞두고 친박‧친이 간에 미묘한 .. 더보기
[제언] 무엇을 어떻게 고칠까…고치기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들 1.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최근 보수‧진보 언론 모두 자주 언급. 확실하게 변한 모습 보여줘야. 몇 가지만 건의.→1. 받아쓰기 장관 없어야, 2. 여야 정치인과의 주기적 만남, 3. 사회 주요인사 청와대 면담시 발언 소개, 4. 대통령도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도 드러냄(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은 없음), 5. 위임할 권한은 확실히 위임, 6. 시장‧산업체․농어촌 등 현장방문 확대 및 격의 없는 대화, 7. 대통령 비난‧비판에 초연하게(악의적인 것이라도 맞대응 자제), 8. 비밀주의‧밀실위주 정책 인사 지양하고 공개 검증·평가받도록, 9. 저녁은 반드시 외부 인사와. 2. 여당 - 위기의 핵심은 바로 새누리당 대통령에게 화살이 날아오는데 누구 하나 몸으로 막으려 한 사람 없이 입으로만 움직였다면 .. 더보기
[2014-05-15 중앙일보 시론] 껍데기 분칠은 그만하고, 속을 바꾸자 ‘아레테’는 기원전 그리스에서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고의 가치였다. ‘덕’ 또는 ‘탁월함’으로 번역되는 이 말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쓰이지만 원뜻은 용기, 설득력 그리고 명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 아킬레우스가 보여준 아레테는 적과 위기 앞에서 빛을 발한 용기였다. 뒤를 이은 오디세우스의 아레테는 언변이었고, 페리클레스는 이를 아테네 시민에 대한 설득력으로 승화시켰다. 군인에겐 용기, 정치인에겐 설득력이 아레테의 핵심이고 지도자의 요건이었다. 고대 그리스가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것도 지도층에 이 아레테가 충만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 때 우리는 아레테의 기본인 용기도, 설득력도 보지 못했다. 제복 입고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보여줘야 할 용기는커녕 제복에 대한 최.. 더보기
[본질적 문제 제기] “우리는 ‘2류’입니다” 가슴 아프다. 인재(人災)와 관재(官災)가 어우러진 최악의 합작품이다. 아무 죄 없이 희생된 착하고 온순한 저 어린 것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성수대교가 끊어졌을 때도 이렇게까지 참담하고 분노가 치솟진 않았다. 그 사고들은 수습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졌지만, 이번 참사는 대피와 구조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사상 최악의 희생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총체적 부실이 낳은 전근대적․후진국형 사고의 전형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발생부터 수습까지 낙제점으로 일관했다. 예고된 비극이었다. 기본을 안 지키는 것이 얼마나 큰 재앙의 불씨가 될 수 있는가를 통렬하게 보여주었다. 하드웨어보다 더 엉망인 것은 소프트웨어였다. 선장과 승무원들은 기본 매뉴얼조차.. 더보기
“나는, 우리는 ‘어른’이 아니었다” 미안하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구해주지 못해서, 아무 것도 해준 게 없어서, 진짜 아무 것도 해줄 게 없어서…. 어떤 말, 어떤 몸짓, 어떤 눈물도 위로와 힘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서글프기만 하다. 덩그러니 살아 있다는 하루하루가 이렇게나 처연하고 고통스럽고 미안했던 적이 없었다. 이런 반성문을 쓸 염치조차 없지만 이 아침, 결코 잊지 않기 위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옷깃을 여미고 맑은 정신으로 참회와 애도의 마음을 적는다. 사랑하는 가족,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 마음을 어찌 헤아릴까. 어떻게 키운 내 자식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내 핏줄인데…. 믿기지가 않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저 먼 아프리카‧동남아에서나 아주 드물게.. 더보기
주여, 이들에게 생명의 빛을, 위로와 격려를… 주님, 지난주 세월호의 참변은 온 국민을 잠 못 들게 하고 눈물로 지새우게 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주님,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아직도 침몰한 배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과 급한 조류로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주여, 이들에게 하루 속히 생명의 빛이 도달하게 하여 주시고, 그 넓은 주님 품속으로 안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천국으로 향하는 어린 영혼들, 오열하는 유족들, 실종자와 그 가족들, 부상자들에게 주님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주시옵소서. 한순간의 실수와 방심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막대한 국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주님, 다시는 이런 후진국적 사고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욱한 저희들 회개하오니 이 나라 이 민족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 더보기
[2014-02-19 중앙일보 ; 기고] 안현수 조국은 아이스링크다. 중앙일보에 제 기고문이 실렸습니다. 지면 관계상 원문 일부를 생략해 실었기에 원문을 올립니다. 중앙일보에 실린 본문은 아래 바로가기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요 며칠 올림픽 중계 보느라 잠을 설쳤다는 사람이 많다. 그 중에서도 단연 화제는 안현수, 아니 빅토르 안 선수다. 안 선수가 결승점에 가장 먼저 도착해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하는 모습, 몸을 엎드려 금메달을 선사한 얼음판에 입 맞추는 모습…. 관중석에선 희열과 감격, 흥분을 차마 감추지 못해 눈물로 범벅된 그의 부친과 여자 친구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러시아 국기가 올라가고 러시아 국가가 연주될 때 안 선수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슴에 손을 댄 채 러시아 국가를 소리 내어 불렀다. 늠름하고 당당하게. TV를 본 많은 국민은 마음이 매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