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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헤드라인

정권교체가 그리 만만한 일인가

치열한 경선을 거쳐 윤석열이 당의 공식 후보가 된지 열흘이 다 되어 가지만 선대위는 오리무중이다. 컨벤션 효과에 취한 것인지, 이재명이 대장동 게이트로 허우적대니 마치 선거가 끝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경선 후보들이 결과에 승복하여 선대위도 순조롭게 구성될 것으로 보였는데 실망이다.

선대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인지, 선대본부장을 몇 명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감투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시가 급한데 다들 뭐하는지 모르겠다. 쌀 씻고 솥 올릴 생각은 않고, 숫가락 들고 밥그릇 싸움만 한다면 어느 국민이 계속 지지를 보내겠는가. 정권교체가 그리 만만한 줄 아는가.

남은 넉달,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강이 한둘이 아니다. 상대방은 온갖 네거티브와 정치공작으로 윤후보와 국민의힘을 괴롭히고 여론조작에 나설 태세다. 벌써부터 무슨 특위를 만든다고 떠들고 있지 않은가. 지금의 여론조사는 하나의 경향치이고, 지지율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거품일 뿐이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엄중하게 진행될 것이다.

이 와중에도 선대위 구성은 하세월이다. 선대위의 역할과 임무는 대선후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선대위를 갖지 못한 윤후보는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아직도 경선캠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대선후보는 처음본다. 물들어 올 때 배 띄우라는 말이 있다. 더 이상 선대위 구성을 미루면 오던 물길도 방향을 튼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직 정권교체 대의만을 생각하고 이번 주 내에는 마무리하고 윤후보가 신선하고도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총력지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윤후보는 기존 정치인이 아닌 새 인물이다. 이번 대선은 인물만 바뀐 것이 아니다. 2030세대가 대선결정세력으로 떠올랐고, 홍보나 분석방식도 AI세상 덕분에 급변하고 있다. 이전 선거에서 전혀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들이다. 국민의힘은 이 새 세상에 맞는 선거 지도부를 빨리 짜야 한다. 선거를 다 아는 체 큰소리치는 사람은 많아도 선거는 결코 혼자 치를 수가 없다. 전국 단위 선거인 대선은 어느 한 사람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김종인 이준석 김병준이 지혜를 모으고,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이 적극 참여하고, 주호영 김기현 윤희숙 등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사람이 없는게 아니라 어떤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승부가 갈린다. 이것이 지도부가 할 일이다.

더 이상 ‘파리떼’니, ‘하이에나’니 하며 비웃고 등한시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사람이 몰리지 않으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사람이 있어야 여권의 정치공작과 네거티브를 막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파리떼든 하이에나든 독수리든 호랑이든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대위에 참여할 사람들과 후보 측근, 그리고 국민의힘이 잊어서는 안 될 몇가지가 있다.

이번 선대위는 정권교체 선대위다. 선거 핵심지도부는 정신력과 포용력, 담대함을 수시로 시험받는 자리다. 총괄이든 상임이든, ‘허수아비’든, ‘제왕적’이든 명칭 직책 권한이 중요한 게 아니다.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지고 스스로를 불태우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거듭 말하지만 대선 후보는 윤석열이다. 이래저래 후보가 외롭고 정의롭게 결단해야 할 일들이 많다. 윤후보 주변부터 철저히 단속해야 영이 서고 국민이 신뢰한다. 또한 후보 주변에 측근 실세니 하는 말이 나오면 조짐이 틀어진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후보에게 쏠려야 한다. 후보가 받아야 할 빛을 자기에게로 쏠리게 하거나 초점을 분산시키는 사람들이 없어야 한다. 측근일수록 투명인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행동해야 한다. 측근 때문에 소통이 가로 막히면 판단에 흠이 생기고 대세가 기울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론조사 수치에 취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몇 번씩이나 엎치락뒤치락 할 수도 있다. 절대로 겸손해야 하며 신발끈을 풀어서는 안 된다. 선거를 어떻게 이길까, 어떻게 해야 민심을 얻을까, 우리의 취약점은 어떻게 보완하며 상대의 강약점은 어떻게 대응하고, 부동층과 냉담자 대책은 어떻게 세울까를 고민해야 한다. 관권선거 저지, 정치장관의 원대복귀, 선관위의 중립성 확보와 투개표의 엄정관리에도 신경을 바짝 써야 한다.

끝으로, 선거가 끝나면 누구 때문에 이겼다는 말은 좀처럼 듣기 힘들다. 그러나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졌다는 말은 수없이 나온다. 땅을 치고 후회한들 소용없는 일이다. 한 표 한 표가 가볍지 않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은 더욱 소중하다. 선대위는 활력이 넘쳐야 하고 사명감에 불타야 한다. 최일선에서 발로 뛰는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정권교체의 기수이며 선대위원이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 이 또한 후보와 중앙 선대위의 임무이다. 이번 선거에 패한다면 후보는 물론 선대위 참여자 비참여자 모두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