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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우체국(서신)/받은 편지함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핵무기 군축 관련)



존경하는 김형오 대한민국 국회의장님,

현재 우리는 핵무기 없는 세계 구현을 통한 국제 안보 달성의 분수령에 서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한 동력이 형성되어 왔으며 여기에는 시민 사회와 의원들의 꾸준한 노력의 역할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평화와 군축문제 논의를 재활성화 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습니다. 지난 2008년 10월 저는 핵 군축 5개 안을 제시했습니다. 저는 본 제안에 대한 지지에 크게 고무되었으며, 특히 2009년 4월 국제의회연맹(IPU)이 저의 제안에 대한 각 정부의 지지를 촉구한 점을 환영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핵무기 협약에 대한 지지 확보를 위해 관련 노력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핵군축을 위한 의원 네트워크(PNND)에도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2008년 이후 여러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러시아와 미국이 전략 핵무기 추가 축소를 위한 협상을 추진해왔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역사적인 핵군축과 비확산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에서는 비핵지대 조약이 발효되었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국제적 핵군축 요구가 제기되었으며 글로벌 제로(Global Zero-핵무기 없는 세계)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이 담긴 구체적 계획도 제시되었습니다.

저는 2010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를 앞두고 그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군축 및 비확산 행동 계획을 제안했습니다. 동 계획은 핵군축과 비확산은 상호 상승작용을 하며 분리할 수 없다는 기본 원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동 계획을 통해 저는 시민 사회와 의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탐색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의원과 의회는 군축과 비확산 노력의 성공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의회는 조약 및 국제 협정의 이행을 지지함으로써 법치 구현에 기여하고 공약의 이행을 장려하게 됩니다. 의회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법안을 채택하여 신뢰를 쌓고 검증을 촉진 시키며 군축추진에 도움이 되는 여건을 조성하게 됩니다.

국제사회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의원들은 지속가능한 국제 안보의 확보 및 인류의 필요 충족을 위한 귀중한 자원의 분산을 줄이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의원들은 개별 국가의 재정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만큼 평화와 협력적 안보 추진에 얼마나 투자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의원들은 이에 필요한 구체적 방안 마련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기회를 빌려 모든 의원들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독려하는 바입니다. 특히 평화와 군축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고, 군축 및 비확산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하며 핵군축 달성과 유지를 위해 요구되는 입법적 의제 마련에 즉각 착수해 주시기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국제 핵군축과 비확산을 앞당길 수 있도록 의장님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 2.26.

반기문 유엔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