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는 ‘어른’이 아니었다”
미안하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구해주지 못해서, 아무 것도 해준 게 없어서, 진짜 아무 것도 해줄 게 없어서…. 어떤 말, 어떤 몸짓, 어떤 눈물도 위로와 힘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서글프기만 하다. 덩그러니 살아 있다는 하루하루가 이렇게나 처연하고 고통스럽고 미안했던 적이 없었다. 이런 반성문을 쓸 염치조차 없지만 이 아침, 결코 잊지 않기 위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옷깃을 여미고 맑은 정신으로 참회와 애도의 마음을 적는다. 사랑하는 가족,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 마음을 어찌 헤아릴까. 어떻게 키운 내 자식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내 핏줄인데…. 믿기지가 않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저 먼 아프리카‧동남아에서나 아주 드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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