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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구해주지 못해서, 아무 것도 해준 게 없어서, 진짜 아무 것도 해줄 게 없어서. 어떤 말, 어떤 몸짓, 어떤 눈물도 위로와 힘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서글프기만 하다. 덩그러니 살아 있다는 하루하루가 이렇게나 처연하고 고통스럽고 미안했던 적이 없었다. 이런 반성문을 쓸 염치조차 없지만 이 아침, 결코 잊지 않기 위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옷깃을 여미고 맑은 정신으로 참회와 애도의 마음을 적는다.

사랑하는 가족,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 마음을 어찌 헤아릴까. 어떻게 키운 내 자식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내 핏줄인데.

믿기지가 않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저 먼 아프리카동남아에서나 아주 드물게 일어날 법한 사고가 우리 남쪽 바다에서 일어날 줄이야. 게다가 너희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고귀한 생명이 그렇게나 많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 이토록 무책임하고 비겁한 어른들의 세계가 알려진 것이 더없이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

나를 포함한 기성세대 모두가 죄인이다. 특히 지도층, 가진 자들의 잘못이 크다. 이 나라 모든 어른들은 어른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어찌나 참담하고 죄스러운지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정말이지 아무 죄 없는, 착하고 말 잘 들은 탓밖에 없는 너희를 이렇게 보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진도대교 밑 울둘목은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적 함대를 물리친 곳이다. 진도의 기적이 제발 한 번만 더 일어나 주기를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주여, 이들에게 하루 속히 생명의 빛이 도달하게 하여 주시고, 그 넓은 주님 품속으로 안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천국으로 향하는 어린 영혼들, 오열하는 유족들, 실종자와 그 가족들, 부상자들에게 주님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주시옵소서. 엎드려 빌고 눈물로 호소합니다. 암흑의 바다 밑창에서 끄집어 올려 주시옵소서. 새 생명 주시옵소서. 주님, 살려 주시옵소서.”(420일 교회에서)

너희는 우리에게 엄중한 숙제와 책무를 안기고 갔다. 국군이 죽어서 말하듯이. 못 다 피운 너희의 꿈, 여리고 순결한 너희 영혼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영원히 기억하고 반성하고 뼈아픈 교훈으로 되새길 것이다.

한순간 생사의 갈림길에서 너희들 대신 살아남은 사랑하는 친구들이 깊은 슬픔과 자책감에 젖어 괴로워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들은 이 시련을 극복하고 떨쳐 일어나 너희들 몫까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세상을 사랑하라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라는 너희의 순결한 뜻과 소명을 완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 어른이 되어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저질러지지 못하도록 나라의 파수꾼이 되라는 사명까지 부여받았다.

요 며칠 통한과 비탄, 절망과 분노, 자책과 참회가 뒤엉킨 날들이지만 그래도 기적은, 희망은, 의로운 이름들은 살아 있었다.

충분히 살아나올 수 있었는데도 친구를 구하려고 물이 가슴까지 차오르는 선실로 발길을 되돌렸다가 학생증이 든 지갑을 양손에 꼭 쥔 채 차갑게 부모 품에 안긴 김주아양, 구명조끼를 받아 입은 여학생이 언니는요?”라고 묻자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야. 너희 친구들 다 구해주고 나중에 갈게하고는 순직한 스물두 살 승무원 박지영씨, 제자들에게 일일이 구명조끼를 던져주며 머리에 물이 차오를 때까지 아이들을 객실 밖으로 밀어내다 숨진 남윤철 교사. 이들은 마지막 가는 길까지 너희와 동행했다. 남 교사의 제자면서 너희 친구인 박호진군은 쓰러진 자판기에 깔린 다섯 살 여자아이를 안고 나와 그 애를 먼저 구명보트에 태운 뒤 배를 벗어났단다. 이밖에도 거룩한 희생과 숭고한 헌신이 수없이 많구나. 이 모두가 우리의 미래를 긍정하게 하는 희망의 얼굴, 사랑의 이름들이다.

그렇다, 바로 이것이 이 나라를 지탱하고 우리 국민을 이끌어왔던 힘이다. 기성세대들, 나 같은 정치인과 고위 관료, 이른바 높은 사람들이 내팽개쳐버린 사랑과 진실의 힘을 너희는 보여주고 갔다.

눈시울이 붉어지도록 울고 또 울었다. 오늘 이 나라가 이만큼 발전하고 성장한 것은 민초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인데 나는, 우리는, 그들은 제복 입고 완장 찬 채 가만히 앉아 과일만 따먹었구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구나. 그러고도 이 나라 주인인 양 착각하고 행세한 과오를 진짜 주인인 너희가 고귀한 죽음으로 통렬하게 깨우쳐주었다. 이 어처구니없는 실수, 미련한 방심과 불찰, 엄청난 희생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늘나라에서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봐주기 바란다. 두 손 모아 빈다. 이 나라가 정신적으로 나락의 길로 빠지지 않도록 너희 고귀한 넋이 살아서 정신 나간 어른들을 깨우쳐주기 바란다.

기적은 간절한 염원에서 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캄캄한 바다 밑에서 너희가 두 손 활짝 벌리고 구조의 손길에 응답하리라 믿으며 기도한다.

올해 따라 유난히도 일찍 피었던 봄꽃들은 뭐 그리 바쁘다고 저리도 서둘러 꽃잎이 져서 가지를 떠났는지. 신록은 왜 또 저리 연하고 눈이 부시게 푸르른지. 모란이 피려면 아직 멀었건만 찬란한 슬픔의 봄이 이렇게 속절없이 가고 있다.

나의 어린 벗들, 사랑한다, 너희들 모두 뜨겁게 사랑한다. 하늘나라 봄 소풍, 수학여행 길이 부디 편안하기를 기도한다. 너희는 나의, 우리의, 이 나라의 살아 있는 스승이었다.

 

김형오 (부산대 석좌교수, 전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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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옐로리본 2014.04.24 0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고 또 울었는데 이 글 보니 또 눈물이... 온 국민의 뜨거운 눈물이 진도의 기적으로 환생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제발제발제발...

  2. 야수의 밤 2014.04.24 1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우리는 어른이 아니었습니다.
    일부 어른들은 짐승이었습니다.
    아니, 짐승만도 못한 악마였습니다.

주님, 지난주 세월호의 참변은 온 국민을 잠 못 들게 하고 눈물로 지새우게 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주님,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아직도 침몰한 배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과 급한 조류로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주여, 이들에게 하루 속히 생명의 빛이 도달하게 하여 주시고, 그 넓은 주님 품속으로 안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천국으로 향하는 어린 영혼들, 오열하는 유족들, 실종자와 그 가족들, 부상자들에게 주님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주시옵소서.

한순간의 실수와 방심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막대한 국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주님, 다시는 이런 후진국적 사고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욱한 저희들 회개하오니 이 나라 이 민족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밤낮 없이 수고하는 구조대원들, 군인, 경찰, 여러 공무원들, 자원봉사대원들이 건강 잃지 않도록 지켜 주시고, 아무 사고 일어나지 않도록 주님 보살펴 주시옵소서.

주님, 저희가 냉정함과 분별력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용서받지 못할 일은 반드시 엄중 문책하되, 지금은 하나 되어 난국을 극복하는 성숙한 모습 보이는 저희 되게 하옵소서. 이런 비극 다시는 되풀이하지 못하도록 우리 모두 거듭나는 국민 되게 하소서.

주님, 엎드려 비옵니다. 주님, 눈물로 호소합니다. 암흑의 바다 밑창에서 끄집어 올려 주시옵소서. 새 생명 주시옵소서. 이 부활 주일, 주님의 사랑으로 안아 주시고 특별한 위로를 주시옵소서. 주님, 살려 주시옵소서.

사랑합니다, 주님.

(신일교회 4월 20일 2부 예배 대표기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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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손모아 2014.04.21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도가 모여 기적이 될 때까지
    두 손을 모으고 또 모읍니다.

   김형오(66) 전 국회의장은 ‘책과 정치인’을 주제로 인터뷰를 한단 말에 즉시 긴장감을 내비쳤다. 혹시 동료 의원들을 폄훼하는 인터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였다. 그는 “정치인의 출간이 마냥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치인의 책은 ‘현대 정치사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그의 개인 사무실을 찾았을 때 벽면을 두른 책장에는 역사·종교 서적들이 원서와 함께 빼곡히 꽂혔고, 테이블 위에는 손으로 쓴 초고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그는 한국 정치사에서 ‘작가’의 반열에 오른 몇 안 되는 정치인의 하나다. 국회의장 퇴임 직후 저술한 ‘술탄과 황제’는 큰 화제가 됐다.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1453년 5월 29일을 중심으로 오스만 제국 술탄과 비잔틴 황제, 두 영웅의 고뇌를 소설의 형식에 담은 인문학적 역작으로 꼽혔다. 464쪽짜리 책 한 권을 내기 위해 김 전 의장은 코란 등 100권이 넘는 방대한 문헌을 읽고 4년간 5차례에 걸쳐 터키 이스탄불을 다녀왔다. 작업 막바지인 지난해 4월부터 47일간 현지에 머무르며 원고를 다듬었다. 책은 이달까지 34쇄를 찍었다. 앞서 현역 시절 역대 정권의 도청 비화를 파헤친 ‘엿듣는 사람들’(1999)을 시작으로, 수필집 ‘돌담집 파도소리’(2003), 국토탐방기 연작 ‘길 위에서 띄운 희망편지’(2009),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2010) 등을 출간했다.

   ‘국회의원 책에 왜 날림 출간이 많으냐’고 묻자 그는 “책을 내는 타이밍을 맞추려다 보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면서 “진지하게 읽는 용도보다는 후원금 모금을 위해 서로 품앗이로 봐 주고 지역구에 증정하는 용도로 쓰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은 특히나 자기 자랑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책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책에 존엄성을 부여하면 함부로 쉽게 책을 쓰는 일은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조언을 내놓았다. 내용이 아니라 저자 이름 덕에 책이 팔리는 트렌드도 경계했다. “(저자의) 이름값으로 책이 나가다 보면 결국 책 자체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책 쓰는 국회의원 이전에 책을 많이 읽는 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바빠도 많이 읽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다독가이기도 하다. 국회의장 퇴임 이후에도 국회 도서관에서 수시로 책을 빌렸고, 한 달에 두어 번 시내 대형서점을 둘러보며, 인터넷에서 수시로 도서 동향을 살펴 구매한다. 여기서 그는 한국 의원과 미국 의원을 비교했다. “한국 의원들은 결혼식·상갓집, 조기축구회·등산대회 쫓아가느라 바쁘죠.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갖지 않으면 낙선되기 때문인데, 그건 미국 의원들도 마찬가지예요. 대신 학교 어머니회, 로터리클럽 같은 각종 사회단체에서 현안을 토론하느라 바쁘거든요. 토론하려면 읽고 익히고 공부해야 하잖아요.”

이후 계획에 대해 김 전 의장은 “한국 정치 현실을 소회하고 우리 정치의 미래 지향적인 방향을 인문학과 결부시키는 책을 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형오 전 국회의장

1947년생,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국무총리 정무비서관을 거쳐 14~18대 5선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18대 국회의장을 지냈다.

2013-12-21 14면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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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역저 『술탄과 황제』가 ‘예스24 올해의 책’ 후보로 올랐습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지난 1년간 출간된 8만여 권의 도서 중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받은 120권의 책을 대상으로 인터넷 투표를 실시, 득표순으로 24권의 책을 선정하는 빅 이벤트입니다. 7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인문‧교양서적 분야 후보로 뽑힌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제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술탄과 황제』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기간 : 11월 14일~12월 15일, 예스 24 비회원도 투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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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한표 2013.11.25 1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표 행사했습니다. 꾸욱~~~.

   김형오 전 국회의장(부산대 석좌교수)의 책 『술탄과 황제』(21세기북스)가 삼성경제연구소 부설 SERI CEO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다. 해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SERI CEO가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발표하는 이 이벤트는 공신력과 엄정성, 파급 효과 면에서 최고의 권위와 파워를 공인받고 있다. 선정된 책들은 판매율이 껑충 뛰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가 하면, 저자를 상대로 한 기업들의 강연 요청이 줄을 잇는다. 직원들 선물용으로 도서를 대량 구매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두고 펼쳐진 오스만 튀르크와 비잔틴 제국의 전쟁을 동서 문명과 리더십의 대충돌이란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술탄과 황제』는 지난해 11월 말 발간 이후 언론과 평단, 독자의 호평 속에 베스트셀러 겸 스테디셀러로 떠올랐다. 해외 언론과 출판사들도 관심을 보였으며, 한국문학번역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영어‧터키어‧일본어 번역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개정판에 버금가는 22쇄 대폭 수정판이 발행되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책 말미에 있는 QR코드는 360여 개의 사진‧지도‧그림 등을 곁들인 설명과 관련 정보로 “책 바깥에 있는 ‘또 하나의 책’”이란 평가를 들으며 신선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 『술탄과 황제』 도서 소개 및 추천 사유이다.

 

인문․ 교양 7選》

1. 술탄과 황제

【 김형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출간 │ 464쪽 】

리더의 내면을 통해 조망하는 비잔틴제국의 함락史

□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역사적

    사실을 소설 형식으로 서술한 히스토리 팩션(faction)

- 저자가 정계 은퇴 후 수백 권 분량의 독서,  다섯 차례의

    이스탄불 답사, 현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등 면밀한 고증을 거쳐 4년  만에 완성

- ‘황제의 일기와 술탄의 비망록’이라는 허구적 틀과 ‘저자의 실제 답사기’를 결합해

    역사적 상황을 생동감 있게 재현

□ 오스만튀르크의 술탄 메흐메드 2세와 이에 맞선 비잔틴제국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리더십과 인간적 고뇌를 생생하게 전달

- 1인칭 시점의 일기와 비망록의 장점을 활용하여 거대한 역사적 갈림길에 선

   두 지도자의 내면을 묘사

- ‘적절한 인재 등용’, ‘逆발상’, ‘과감한 결단’ 등 역사적 흐름을 바꾸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재확인

• ‘배가 산으로 가게 한’ 술탄의 기발한 발상이 전쟁의 향방을 결정

◇ 독서 포인트

- 지도, 그림, 사진 등 다양한 시각적 자료와 구체적인 배경 설명이 추가된

   ‘부록’도  빼먹지 말아야 할 이 책의 별미

- 아날로그적인 서술(비망록, 일기)에 요소마다 QR코드를 배치하여 디지털적인

   설명을 추가하는 독특한 방식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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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팍세리 2013.07.11 0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인(?)의 책을 세리 CEO가 리스트에?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 이벤트의 수준과 평판을 신뢰하기에
    한번 질러 보렵니다.

  2. 공우신 2013.07.21 1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의 노력에 따른 결실이 삼성에 까지 퍼져서
    피어 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CEO의 필독서로 추천되길 기원드립니다.

  3. wowwow 2013.08.07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 정말 재밌더라. <설국열차> 타는 재미 저리 가라더라. 왜 학자들은 이리 쉽고도 깊이 있고 재미있는 책을 못 쓰는 걸까? 썸머타임 킬링 북!! 강추!!!

 

KT 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 홈페이지(www.digieco.co.kr)에 <술탄과 황제>

북 리뷰가 실렸습니다.

참으로 충실하고 섬세하고 정확하고 예리한 리뷰로서 玩讀, 精讀, 耽讀, 重讀의
흔적이 역력한 서평입니다.
특히 QR코드에 대한 분석은 내 의도를 적확하게 짚어냈더군요.
집필 기간 내내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겼습니다만, 오랜 시간을 투자해 공들여 힘들게 책 쓴 보람을 느낍니다.

다음은 그 全文입니다. 

 

디지에코 북리뷰 『술탄과 황제』

 

김형오 저 / 21세기 북스


 
 
 
 
 
 
 
 
 
 
   
  세기의 전투인 콘스탄티노플 공성전(攻城戰), 그 긴박했던 전투 속에 숨겨진 편린(片鱗)들을 균형 잡힌 시각과 ‘일기’와 ‘비망록’이라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덧대어 창의적으로 재조명한 대서사시! ‘술탄과 황제’는 두 영웅의 리더십과 신념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지표를 제시한다.

2013년 6월 18일 우리는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을 맞이하게 되었다. 국보 76호인 ‘난중일기(亂中日記)’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기록 유산’의 선정기준은 유산의 ‘진정성’과 ‘독창성’이다. 따라서, 난중일기는 이순신 장군이 전쟁기간 동안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상황에 직면한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이자 또한 개인으로서의 고민과 성찰이 일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만일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약 140년전, 유럽에서도 ‘난중일기’와 같은 기록물이 존재했다면 어떠할까? 우리는 이제 이러한 재미있는 가정에 답이 될 수 있는 ‘시간 여행의 티켓’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술탄과 황제’라는 책이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기의 공성전(攻城戰)’ 이라 일컬어지는 ‘오스만 투르크’와 ‘비잔틴 제국’의 최후의 전투에서 메흐메드 2세(술탄)와 콘스탄티누스 11세(황제)라는 두 영웅의 대결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동안 이 전투를 조명한 수많은 역사기록물과 소설들이 만들어져 왔지만, ‘술탄과 황제’는 ‘창의적인 역사의 재해석’, ‘새로운 역사적 진실을 발굴하기 위한 타협하지 않는 의지’, ‘새로운 기술 문화와의 적극적인 융합’ 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하였다.
 
예를 들면,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사료들 위에, 황제와 술탄이 일기(日記)와 비망록(備忘錄)이라는 형식으로 마치 대화를 하듯 상황을 입체적으로 전한다는 상상력을 더해 독자들이 실제 상황에 보다 효과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기술하였다. 또한, 작가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제공되는 배경지식과 해석들은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간과하였던 역사적 사실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독자가 직접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관련 정보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QR 코드가 배치되어 있어 관련 정보에 대한 목마름을 손쉽게 해소할 수 있다.
 
 
창의적인 역사의 재해석
작가는 전쟁에서 승리한 메흐메드 2세가 패장인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비밀 일기장을 발견하고 이에 비망록을 적어가며 마치 대화를 하듯 전쟁에 대해 기록한다는 가정을 선택한다. 이른바 ‘진실을 위한 허구’라는 장치를 과감히 사용하여 팩션(Faction)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정복하려는 자의 ‘비망록’과 지키려는 자의 ‘일기’의 형식으로 동일한 사건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두 영웅이 자신이 이끌어야 할 국가의 운명과 개인의 고민 속에서 수많은 갈등과 결정을 반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술탄이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고도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의 정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했는지, 그리고 왜 황제가 패배가 분명히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다가 전사했는지를 말이다.
우리는 감히 이 장엄한 전쟁기록을 간단히 ‘허구’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영국의 실증주의 역사학자 E.H. Carr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 라고 정의하지 않았는가. 이 말은 승자의 관점에서 서술된 역사를 그대로 믿기 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역사적 사실에 분석과 실증을 하고 콘텍스트(Context)를 채워 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은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승자의 기록과 함께 패자의 기록도 함께 다루며 중립성을 지키고 있다. 승자에 대한 넘치는 기록과 반대로 패자에 대한 숨겨진 기록을 찾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술탄과 황제의 일기가 거의 대등한 비율로 작성된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작가의 신조어 '이스탄티노플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 이란 도시명은 두 왕조에 대한 평가를 공정하게 접근하겠다는 노력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역사적 진실을 발굴하기 위한 타협하지 않는 의지
우리는 인터넷으로 손쉽게 정보를 구하고 콘텐츠를 양산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반면, ‘Copy & Paste’와 같이 결과물에 대한 책임과 과정의 노력을 소흘히 할 수 있다는 유혹에도 노출되어 있다. 오늘날 출판물들 중에는 비슷한 유형의 정보, 차별화되지 못한 내용으로 된 것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술탄과 황제’는 땀냄새가 나는 반가운 책이다. 이른바 저자가 종군기자처럼 현장에 직접 가서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며, 같은 내용도 수없이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만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실제로 작가는 ‘역사적 사실과 자료를 찾고 검증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어 차라리 픽션(Fiction)을 쓰고 싶다’는 타협의 유혹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가며 ‘팩트 (Fact)’을 찾고자 무던히도 노력했다. 5회에 걸쳐 답사하며 40여일간 현지 체류를 하면서 수많은 인터뷰를 하였고, 100여권의 국내외 참고 문헌들을 섭렵하였다. 우리는 숨겨진 비잔틴 제국의 슬픈 흔적들이 재발견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창작물에 끝까지 책임을 지려는 작가의 철두철미한 태도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방대한 역사적 소재들이 하나의 화음으로 조화롭게 앙상블을 이루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백미(白眉)이다. 이 책의 시공간의 범위는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공간적으로는 발칸반도의 국가들과 지중해 연안의 해상 무역국가, 그리고 아시아의 유목민족까지 포함하며 시간대도 알렉산더 대왕의 헬레니즘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작가는 단순히 이러한 사실들을 나열만 하는 우(優)를 범하지 않는다. 각각의 소재들이 어떻게 이 전쟁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지 시의 적절하게 상황별로 알려준다. 예를 들어, 만일 우리가 메흐메드 2세의 가치관에 영향력을 끼쳤던 알렉산더 대왕과 포용력을 지니며, 원칙에 엄격했던 유년시절의 스승 몰라 규라미의 가르침, 이슬람 왕국의 황후였으나 기독교인이였던 어머니의 상황을 몰랐더라면, 이 전쟁은 단순히 한 정복군주의 영토확장 전쟁으로만 간주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작가의 풍부한 사료와 정리된 구성은 이 전쟁을 그저 승(勝)과 패(敗)로 바라보는 이분법의 덫에 빠져들지 않고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렌즈가 되어주고 있다. 이러한 조화가 이 책의 마지막 부록편에 실린 술탄과 황제가 마지막 연설문의 감동을 진한 여운과 함께 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기술 문화와의 적극적인 융합
동양인으로서 숨겨진 서양사의 편린을 새로운 시각과 ‘일기’와 ‘비망록’의 얼개를 통해 다룬다는 것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마치 피를 찍어 잉크로 쓰듯 심혈을 기울여 긴 여정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여기에 QR 코드라는 IT 요소를 활용해 독자와 소통하려는 창의적인 시도를 더하였다.

이 책은 곳곳에 41가지의 QR 코드의 색인을 넣고 지면에서 담지 못한 생생한 이야기와 풍부한 자료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QR코드를 촬영하면 바로 작가의 블로그에 접속할 수 있다. 여기에 실린 정보들은 저자가 직접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여 촬영한 사진과 ‘술탄과 황제’라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흔적들이 깃들여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책에서 느꼈던 흥분과 감탄, 아쉬움들을 차분히 복기(復棋)할 수 있으며, 저자가 어떻게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였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자신의 IT 창작물에 대하여 비영리 목적으로 일정한 조건 하에 다른 사람의 자유로운 이용을 허락하는 제도인 ‘Creative Commons License’ 를 QR 코드에 실린 자료들에 과감하게 적용하였다. 이것은 ‘술탄과 황제’에 사용된 작가의 자료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재창조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인 동시에 제2의 ‘술탄과 황제’와 같은 콘텐츠가 창조될 수 있도록 여러 사람들에게 동기(動機)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여년전 일본의 한 여류작가가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로마사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여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었던가. 이제 우리도 그에 못지 않은 창의적인 역사 콘텐츠를 자산(資産)으로 갖게 된 듯 하여 뿌듯한 심정이다.
출신도 종교도 다른 대한민국의 한 사학자가 빚어낸 그 동안 숨겨져 왔던 천년왕국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투르크’의 이야기는 곧 해외에 출판될 것이라고 한다. 그 중에는 오스만 투르크의 후예 터키도 포함되어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창의적으로 역사를 재해석한 콘텐츠가 그것의 발원지에 역수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경제’ 란 비단 ICT (정보 통신 기술: Information & Communication and Technology) 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인문학의 범주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현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면 모두 그렇게 불러도 좋을 것이다.

 

 

북소믈리에

심수민 (KT 경제경영연구소)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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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펜파워 2013.06.21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소력 짙은 리뷰군요. 책값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구매욕구를 강렬하게 자극합니다. 설마 '주례사 서평'은 아니겠지요?

  2. 아이티맨 2013.06.27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조경제란 이런 것이다!!!
    북소믈리에의 탁견에 동의합니다.

  3. BlogIcon 성흥규 2014.09.19 2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제전쟁이란참혹한것입니다

 

암각화 보존, 카이네틱 댐 설치 합의를 반기며

 

6월 16일, 드디어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와 관련하여 대립과 갈등을 빚고 있던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이동식 구조물인 카이네틱 댐 설치에 합의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도 반긴 사람은 그 동안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열정과 노력을 쏟아온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었다. 블로그에 올린 두 편의 글은 김 전 의장이 직접 쓴 소감문과 경상일보 특별 인터뷰 기사이다.



 

드디어, 마침내 합의안이 나왔다.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이동식 투명 구조물 ‘카이네틱 댐(Kinetic Dam)’이 ‘구원 투수’로 등장했다. 6월 16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변영섭 문화재청장, 박맹우 울산시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관계 기관장들은 전격적으로 이동식 댐 설치 방안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 관련 기사 바로가기 [연합뉴스 2013-06-16]

환영한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암각화 보존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온 지난 4년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내 블로그(www,hyongo.com) 검색창에 ‘반구대 암각화’를 치면 20건의 글이 목록에 뜬다. 네이버 뉴스에서만도 100건이 넘는 ‘김형오와 암각화’ 관련 기사가 검색된다. 그만큼 암각화 보존 문제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왔다.

국회의장 시절 두 차례의 현장 방문(2009년 10월 만수기, 2010년 3월 갈수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내 책(『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 70~81쪽)을 통한 호소, 동아일보·경상일보 등 칼럼 기고, 관훈클럽 초대석 발언, 울산시·분당포럼 등 강연을 통한 전파, 전화와 면담을 이용한 해당 부처 설득, 전문가 의견 청취 및 사진자료 수집, SNS(트위터) 메시지 등 나로서는 활용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했다.

6월 초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암각화의 어제와 오늘이 담긴 몇 컷의 사진과 함께 해법을 제시한 편지를 써 보냈다. 5월 말 부산대 강연에선 이번에 해법으로 합의한 이동식 투명 댐 설치를 임시 조치 방안으로 내놓기도 했다. 그런 노력의 일단이 반영된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하다.

동어 반복은 삼가겠다. 다만 반구대 암각화 훼손의 심각성과 보존의 절박성을 동시에 알 수 있는 사진 두 컷으로 이번의 응급조치가 얼마나 벼랑 끝 선택인가를 네티즌들과 공감해 보려 한다.

 

1. 작살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 사진은 등에 작살이 박힌 고래 그림이다. 오른쪽 발견 당시와 왼쪽 2010년 모습을 비교해 보라. 바위의 균열 부분이 아니라면 위치를 찾기조차 쉽지 않을 만큼 많이 마모된 모습이다.

이 그림이 발견되기 전까지 관련 국제 학계에서는 인간이 바다에서 고래 사냥을 시작한 시기를 기원후 10~12세기 정도로 보았다. 그러나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작살 맞은 고래 그림으로 인해 포경의 역사는 4천 년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다. 우리 선조는 도구(작살)를 이용해 고래잡이를 한 최초의 인간임도 입증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훼손 상태를 보라. 또렷했던 작살은 그저 눈대중으로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작살 박힌 고래도 흔적을 찾기 어렵다.

작살의 소멸은 비단 암각화의 일부가 사라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최초의 포경 민족이며, 도구를 이용한 포경의 기원이 언제인지, 그 증거 자체가 인멸되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2. 어미 고래 등에 업힌 새끼 고래는?

이 사진은 새끼 업은 고래 그림이다. 이 그림 역시 오른쪽과 왼쪽 사진을 비교해 보면 30여년 사이 심각한 훼손이 진행됐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새끼도, 어미도 겨우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300여 점의 암각화 가운데서 가장 휴머니즘적인 이 그림은 기법 또한 특이하다. 어미는 음각으로, 등에 업힌 새끼는 양각으로 튀어나오게 하여 정겨움과 더불어 입체감까지 살린 수작이다. 고래의 선(모양)은 현대 화가가 그린 것처럼 유연하며 생동적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고래 그림 주변(특히 좌상단)의 거북이·사람 모양 그림들 역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변해 버렸다.

등에 업힌 새끼도, 업은 어미도 지워져 버린다면 그 고래의 존재 자체가 지워져 버린다. 선사 문화의 정답을 알려주는 타임캡슐이 영영 실종되고 마는 것이다. 암각화 보존이 화급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한 가지만 지적하겠다.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적 수준의 문화유적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우리의 잘못으로 인해 훼손될 대로 훼손되었다. 4천 년 이상 본래 형태를 유지해온 암각화가 댐이 생긴 뒤로 물속에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이렇게 가슴 아픈 모습이 되어 버렸다.

나는 여기서 그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가장 화급한 것은 더 이상의 훼손을 방지하는 일이다.  본래 물 밖에 있었으니 하루 빨리 물 속에서 끄집어내야 한다. 그래서 임시 제방 격인 '카이네틱 댐' 방식을 도입키로 한 것 아닌가.

그런 만큼 다시 아집과 기득권에 매몰되어 애써 합의한 이 방식마저 난항에 부닥친다면 그땐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죄인이 되고 말 것이다.

물론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절대적인 명제는 아니다.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암각화 보존이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내세워 암각화 주변을 손도 못 대게 하는 것은 분초를 다투는 현 시점에서는 한가한 소리다. 이대로 훼손을 방치한 채 뒤늦게 세계문화유산 운운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반구대 암각화 살리기는 ‘문화 융성’의 시금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보존을 위한 첫 단추는 꿰어졌다.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카이네틱 댐이 물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영구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미흡하다고 판단된다면 일단 이 구조물을 설치한 다음 다시 지속 가능한 보호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이 문제의 해결책에 대한 합의가 국민 통합의 불쏘시개, 그 상징적인 역할까지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김 형 오 ♠

 

[2013-06-19  경상일보]

▲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자신의 연구소에서 30여년 전 암각화 사진과 자신이 국회의장 재임시 울산을 방문해 직접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면서 “이달초 정홍원 총리에게 이메일을 보내 암각화를 하루빨리 물에서 건져내지 못하면 큰 죄를 짓게 된다”고 강력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8일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카이네틱댐(Kinetic Dam) 설치 ‘협약서(MOU)’대로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면서 “물속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아이’부터 지체없이 건져올리는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장 재임 이전부터 지난 10여년간 암각화를 ‘짝사랑’해온 김 전의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자신의 연구소에서 암각화 보존과 관련해 본보와의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지난 정부 김황식 총리를 만난데 이어 정홍원 총리에게 이메일을 보내 암각화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하루빨리 물에서 건져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카이네틱댐’ 설치 협의서 체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국회의장 재임시절 암각화 현장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지난 30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물속에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하다 보니 풍화작용이 심각해지는 것이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되는 시급한 상황”이라며 일단 물속에서 건져내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울산출신은 아니지만 암각화에 대한 김 전의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이나 우리나라의 문화재로 국한해 볼수 없다. 선사시대의 기록물로서 인류의 문화자산이므로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면 큰 죄를 짓게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출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김형오의 희망편지 아름다운 나라’에도 ‘물고문’이 계속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 대해 적고 있다. “고맙습니다.죄송합니다. 꼭 해결하겠습니다”라는 소제목으로 암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소상하게 그렸다.

김 전의장은 “우리의 문화유산인 암각화가 심하게 물고문 당하고 있는데도,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10년이상 논란만 계속해온 것은 어떤 형태로든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와 지자체 등 4개기관장이 한데 모여 협의서를 체결한 것은 암각화를 더이상 물속에 놔둬선 절대 안된다는 절박한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더이상 시간을 지연시키지 말고, (암각화를 건져올리는) 합의서를 이행하는게 최선”이라고 했다.

‘카이네틱댐’ 설치를 위한 MOU 체결이후에도 일부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당 등 정책책임자들이 이같은 결정을 한 배경은 암각화를 조속히 건져올리는 게 급선무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 아닌가. 문화재청은 물론 문화재위원들도 투철한 역사 의식과 국가관을 갖고 협의서 대로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정부의 3대 국정기조의 하나로 추진중인 ‘문화융성’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문화융성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고 정책의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면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도 문화융성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안다. 반드시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국회의장 퇴임후 지난해 11월 ‘술탄과 황제’(21세기북스)를 펴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데 이어 영어 및 터키어로 번역돼 미국과 영국, 터키 등에 출간될 예정인 김 전의장은 본보와 인터뷰를 한 이날도 자신의 연구소에서 번역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글·사진=김두수기자 du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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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월) 건국대학교 글로벌 캠퍼스 행정관 1층 국제회의실. 이날 열린 교양 특강의 강사는  김형오 전 의장이었다.  저서 『술탄과 황제』를 중심으로 <리더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2시간여의 강의 내내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젊은 대학생들에게 패기와 발상의 전환, 리더의 본보기가 되는 삶의 모습등을 각종 사진자료와 동영상을 통해 전달하였다.

그 생생한 강의 현장에 동참하고 싶다면…  아래 화면을 '클릭'하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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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우신 2013.04.16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 대학강단에 선모습을 보니, 석좌교수님으로서의 면모를 보는것 같고, 정말 자랑 스럽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현 부산대 석좌교수)은 2013년 3월 21일 양화진 문화원 목요특강에서 <역사로부터 배운다, 지도자의 길>이란 주제를 가지고 강연하였다. 양화진 문화원 목요강좌는 우리 사회 속의 뜻 있고 양심적인 사람들과 진정한 만남과 소통을 이뤄내고자 기획되었다. 강사 선정은 물론 강연 주제에도 제한이 없지만 그간 정치인이 강연자로 나선 적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형오 전 의장이 이번 특강의 강연자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정치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역사 저술가로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한 김형오 전 의장. 본 강의는 그의 책 『술탄과 황제』의 배경이 된 '콘스탄티노플 함락' 사건을 중심으로  리더십이란 무엇이며, 지도자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양화진 문화원 목요강좌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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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우신 2013.03.26 2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 더욱 건승 하십시요...아직도 카리스마가 넘치 십니다.

안녕하세요? 김형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그 동안 저와 비서들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블로그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신문 인터뷰와 방송 출연, 강연 요청이 빗발쳐 교통 정리하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산대학교 석좌교수까지 맡아 강의 준비도 해야 할 입장입니다.

『술탄과 황제』는 관심과 성원 덕분에 출간한 지 석 달 만에 18쇄를 발행했습니다. 이미 공지했다시피 공공기관과 도서관들의 추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래 미뤄 두었던 색인 작업(QR코드 41)을 일단 마침으로써 QR코드 작업도 완료했습니다.(앞으로도 계속 보완 작업을 해내갈 생각입니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인문학 서적에 QR코드를 도입한 것은  국내(세계?) 출판 사상 『술탄과 황제』가 아마도 첫 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딴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건만 공들인 만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사실 조금 섭섭한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진가를 알아주고 칭찬해 주는 분들이 부쩍 많아져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아직 완결 상태는 아니지만 오늘로서 색인 작업까지 일단락 지었으니 앞으로 보다 많은 관심과 이용,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몇 가지 새 소식과 함께 최근 보도된 기사와 서평 등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 2월 25일(월) 오전 8시 30분 ; jTBC 18대 대통령 취임 특집 강의 쇼 출연.

◆ 2월 28일(목) 오전 11시 ; 관훈클럽 초청 강연-‘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한 당면 과제’

◆ 3월 3일(일) 오후 3시 20분 ; KBS 1라디오 <생방송 일요일 오후> 책 관련 전화 인터뷰.

◆ 3월 6일(수) 새벽 0시 35분(화요일 심야 24시 35분) ; KBS 1TV <즐거운 책 읽기>에서 저자 인터뷰와 함께 『술탄과 황제』 특집 방송(30분).

◆ 3월 8일(금) 오전 8시 20분 ; YTN 라디오 ‘화제의 작가 특별 초대석’ 출연(35분).

 

▶ QR 코드 41(색인-한 줄 설명을 곁들인 찾아보기)  ☞ 바로가기 클릭

▶ 국회 도서관 ‘금주의 서평’  바로가기 클릭

▶ 국제신문 ‘책 읽어주는 여자’  바로가기 클릭

▶ 국회보 ‘스페셜 인터뷰’  바로가기 클릭

▶ 매일신문 ‘서명수의 집중 인터뷰’  바로가기 클릭

▶ 세계일보 ‘차 한 잔 나누며’ 바로가기 클릭

▶ 시사저널 인터뷰   바로가기 클릭 

▶ 터키 대표 통신사 CIHAN News Agency 기사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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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버엔딩스토리 2013.02.25 16: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동안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QR코드 일단락을 축하드립니다.
    얼마나 애쓰셨습니까?
    끝나지 않는 이야기, <술탄과 황제>.
    앞으로도 좋은 소식 기대하겠습니다.

  2. 북버그 2013.03.07 0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bs 즐거운 책읽기 즐겁게 시청했습니다.
    평소 즐책 매니안데 이번 구성은 특별하면서도 참신했습니다. 술탄과 황제는 대한민국 출판사에 길이 남을 역작입니다.